“서른 살, 취준생, 이호승입니다."
‘큰일낸 이야기’의 첫 번째 주인공은 서른 살, 취준생 이호승이다.
서른은 문제적인 숫자다. 세상에 제 자리를 마련해뒀어야 하는 심리적 마지노선. 이 선 앞에선 누구나 조급함을 느끼게 된다. 그리고 취준생이란 신분은, 사실은 신분이 아니다.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취준생은 차라리 허물에 가깝다. 이 허물을 쓰고 있는 동안 개인의 고유성은 그저 ‘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자’로 뭉뚱그려지곤 한다. 취준생의 허물을 쓰고 서른이란 선을 통과할 때만큼 큰일에 취약한 때가 또 있을까.
호승은 인생의 어느 때보다 ‘큰일나기’ 좋은 시기에 ‘큰일낸’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요청에 응했다. 서른 살이라는 숫자와, 취준생이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진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. 2022년 겨울의 초입, 서울 근교의 자취방에서 그를 만났다.